'ZTE 제재 완화'에 '수수 반덤핑 철회'
미국과 중국 대표단이 제2차 무역 담판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중지하기로 해 양국 간 무역갈등이 풀릴 조짐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인 ZTE에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유화 메시지를 보낸 데 따른 후속 대응으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던 미국산 수수에 대한 조사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조사 기관이 업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미국산 수수의 반덤핑 조사가 소비자 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크며 공공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 내 돈육 가격이 하락하면서 축산업자들이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조치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이 북한과 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들과 거래한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자, 중국은 지난달 17일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리며 맞대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수수 수입업자들은 지난달 18일부터 덤핑 마진에 따라 최대 178.6%까지 보증금을 내야 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중지함에 따라 이미 낸 보증금도 돌려주기로 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최근 연달아 무역 문제와 관련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냄에 따라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과 미국 간에 모종의 합의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류 부총리를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개인적인 우의를 중히 여기며 시 주석과 계속해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진하길 원한다"며 유화적인 발언을 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협상 사정에 밝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 측은 협상 첫날 미국 측에 2020년 기준으로 연간 2000억 달러의 대중 무역 적자를 줄여주는 '패키지 딜'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항공기, 반도체, 천연가스 등 미국의 제품을 추가로 대량 구입하고 현재 부과되는 과일, 견과류, 돼지고기, 포도주 등 농산물 관세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무역 적자를 축소하는 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지난 3~4일 베이징에서 열린 1차 무역협상 때 2020년까지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가 최소 2000억 달러 축소될 수 있도록 먼저 '청구서'를 내민 바 있다.